언론 속 함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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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돌봄 통해 수익·나눔 둘다 잡다 (201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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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9-27 14:38 조회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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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사회적기업 현장을 돌아보다 - ‘함께하는우리’

누나는 다운증후군이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인 일곱 살 때부터 누나를 업어 등교시켰다. 아버지는 폐암으로 투병중이었다. 어머니는 척추종양으로 하반신 마비였다.

운명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대학에서 자연스레 특수교육을 전공했다. 3학년부터는 장애아동 체육센터를 열었다. 사회적기업 ‘함께하는 우리’ 홍정봉(39세) 대표가 이 길에 들어선 계기는 이미 어릴 때부터 정해진 셈이다. ‘함께하는 우리’는 장애인과 그 가족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홍 대표가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이란 무엇일까. “돈을 벌더라도 정의롭게 벌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달에 5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모아뒀다가 열심히 살려 해도 여건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자립하는 데 돕고 싶습니다.”


지적장애·자폐아 치료와 자립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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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 '함께하는 우리' 홍정봉 대표.

사회적기업 ‘함께하는 우리’는 지적장애와 자폐증 등 중증 장애인들에게 맞춤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장애아동에게는 방과후 교육프로그램을, 장애청년이 되어서는 진학교육과 자격증 등 직업훈련을, 나아가 취업까지도 연결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장애인 돌봄 서비스를 넘어 자립기반을 다지도록 설계된 통합지원센터인 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우선 고양과 파주 지역에서 장애인 고용을 희망하는 기업 50여 곳과 업무를 제휴했다. 이들 기업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된 취업희망 장애인들을 연결하는 한편, 장애인들의 통근·이동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기업도 기업인데 어떻게 이윤과 사회적 역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까? 홍 대표는 “교육비는 동일업종 영리기업과 견줘 반값 수준이지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시설보다는 10~19% 비쌉니다”라고 밝혔다. 사회적 서비스는 높이되, 이용료는 낮춘 것이다. 결국, 영리와 비영리의 중간형태에서 답을 찾았다.

8일, 풍동에 있는 회사를 찾았을 때는 마침 점심식사를 마친 휴식시간이었다. 지적장애나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은 휴게실에서 잠깐 엎드려 단잠을 자기도 하고, 탁구를 치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스포츠재활실에서는 교사가 아이들 한명 한명 튐틀넘기와 앞구르기를 지도하고 있었다. 교사와 학생들은 회사이름처럼 ‘함께하는 우리’가 되어 한 덩어리가 됐다. 차례를 기다리던 남학생이 홍 대표를 보자 반갑다는 듯 어깨동무를 하며 엉겨붙었다. 홍 대표는 “며칠 전에 실연당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돌봄 넘어 예비 사회적기업에 재투자
지하 1층과 지상 2층 ‘함께하는 우리’ 건물에는 직업훈련학교, 휴카페, 교육센터, 스포츠재활실, 돌봄센터, 식당 휴게실, 샤워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건물 안팎은 파스텔톤의 친환경 목재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교사들은 치료방·미술치료방·음악치료방·상담방에서 장애 아동의 인지발달과 사회적응력을 높이는 수업을 진행한다. 장애아의 엄마들이 혼자 버겁게 감당해야 할 치료와 돌봄 부담을 이곳에서는 전문인력을 통해 덜어주는 것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장애인 형제를 둔 가족, 취약계층 출신 등 이곳에서 교사로 일할 수 있는 자격조건이 꽤 까다롭다. 하지만, 한번 입사하면 최소 3년 이상 최대 12년까지 장기근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회사쪽 설명이다. 

공방 ’올리브&제펫토’는 ‘함께하는 우리’가 독립시킨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홍 대표가 장애가족의 청년실업자를 고용해 2년 동안 전문기술자로 양성시켜 만든 기업이다. 이처럼 ‘함께하는 우리’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재투자해 2차 창업으로 연결된 사례는 카페 ‘휴’도 있다. 함께하는 우리 건물 1층에 위치한 카페 ‘휴’는 장애아 부모들의 창업모델이다.  ‘함께하는 우리’는 ’카페 휴’의 인테리어를 해주는 한편 2년 동안 인건비 3000만원도 제공했다. 부모들의 부담은 30%로 훌쩍 줄었다.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파트타임을 포함해 5명의 일자리가 마련됐다.



 ‘함께하는 우리’가 되기까지 15년
’함께하는 우리’는 현재 300여 명의 서비스이용자, 30여 명의 교사, 월 6000만원의 매출을 내는 회사로 성장했다. 홍 대표가 250만원, 교사 150만원, 인턴교사 100만원을 월급여로 받아간다. 지역연계사업중 1회성 서비스까지 합치면 연간 1만 5000여명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이 정도면 사회적기업 중에서는 우량기업인 셈이다. 어려서부터 다운증후군 누나를 돌봤던 홍 대표는 대학 때 청년창업 형태로 장애아동 체육센터를 열었다. 장애아 부모들이 일을 하려면 특수학교 수업이 끝난 뒤 ‘돌봄 공백시간’인 방과후보육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미 그와 부모님들은 창피한 일도 금전적인 어려움도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가족과 다름없었다.

장애아 부모들은 홍 대표에게 “아이들이 동반자처럼 함께할 평생아카데미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렇게 해서 일산장애아동지원센터원이 1997년 탄생했다. ‘함께하는 우리’는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2007년 경기도에서 2번째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게 됐다.

홍 대표는 “장애가족들에게 재투자를 하되, 이들에게 책임감을 불어넣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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